제4화

제4화: 마나 0의 역설, 고대 회랑의 역발상

발행일: 2026. 10. 29. · 글자 수: 2135자

제4화: 마나 0의 역설, 고대 회랑의 역발상 명장면 삽화
루미의 서재 명장면 라이트노벨 삽화
심연의 회랑 내부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짙은 자줏빛 마나 증기가 깔려 있었다. 이곳의 대기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마나 흡수 결계였다. 체내에 마나가 흐르고 있는 자는 마나 순환이 역방향으로 회전하며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커흐윽......!" 인류 최강의 S급 성기사 강태산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던 찬란한 황금빛 신성 오라는 산산이 부서져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었고, 이마에서는 비 오듯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999레벨의 방대한 마나가 오히려 스스로를 파괴하는 족쇄가 되어버린 것이다. "서, 성검의 마나 유지가 안 된다...... 이 망할 결계는 마나가 많을수록 뼈를 으스러뜨리는군......" 반면 그 옆에 서 있는 나허약은 하품을 쩍 벌리며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어라?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공기가 좀 서늘하고 산뜻한데요 선배님?" "이 염치없는 놈...... 네놈은 마나가 0이니까 그렇지......!" 쿵-! 쿵-! 쿵-! 그때 회랑 깊은 곳의 암흑 속에서 붉은빛 루비 안광을 번뜩이며 거대한 형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장 4미터에 달하는 고대 마도 유적의 수호자, [아카샤의 파멸 골렘] 여섯 구였다. 골렘들의 가슴팍에 박힌 마나 감지 코어가 맹렬한 경고음을 울리며, 회랑 내에서 유일하게 천문학적인 마나를 뿜어내고 있는 '먹잇감' 강태산을 향해 조준되었다. [목표 식별: 고농도 마나 개체 (위협도: SSS)] [섬멸 프로토콜 가동. 마나 분쇄 철퇴 발출.] "크윽, 나를 노리는 건가......!" 강태산이 성검을 쥐고 일어서려 했지만, 마나 역류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거대한 암석 주먹이 음속을 돌파하며 강태산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꽂히던 절체절명의 순간-! 챙-! 콰지지직! 누군가 골렘의 무릎 관절 틈새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나허약이었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전설의 무기가 아니었다. 던전 청소 용품 가방 구석에 굴러다니던 [녹물 제거용 합금 멍키스패너]였다. "마나가 0이라 골렘 센서에 감지도 안 되는 1레벨을 무시하면 아주 곤란하지." 나허약은 고유 패시브 '상태이상 절대 무효'를 믿고 골렘의 마나 충격파를 온몸으로 통과했다. 그리고 골렘의 무릎 뒤편, 마나 동력선이 집중된 세스퀴너트 나사를 향해 스패너를 내리꽂고는 전 체중을 실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홱 돌렸다. 끼기기긱- 텅! "1번 관절 분해 완료!" "쿠구구구......?!" 육중한 거체였던 파멸 골렘의 왼쪽 다리가 힘없이 꺾이며 균형을 잃고 바닥에 처박혔다. 이어지는 나허약의 현란한 쪼렙식 해체쇼. 마나가 없기에 마나 탐지 레이더에 전혀 걸리지 않는 유령처럼, 나허약은 골렘들의 가랑이 사이를 미끄러지며 관절 너트와 동력선을 모조리 뜯어발겼다. 쾅! 콰앙! 쿠구궁! 불과 3분 만에 여섯 구의 고대 골렘이 볼트와 너트가 분리된 고철 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이게 무슨...... S급 골렘을 스패너 하나로 해체해 버렸다고......?" 강태산이 턱이 빠질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중얼거렸다. "선배님, 멍하니 계실 시간 없습니다. 골렘 신호음 듣고 더 몰려올 거예요. 업히세요!" "뭐? 자네가 날 업는다고? 내 몸무게가 갑옷까지 합쳐서 120kg은 나가네만......!" "1보당 100골드씩 추가 청구할 테니까 군말 말고 업히세요! 쪼렙 짐꾼 3년 짬밥 무시합니까?" 나허약은 이를 악물고 거구의 성기사를 들쳐 업은 채 비틀거리며 회랑 중심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강태산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수치심과 고마움에 뺨을 붉히며 고개를 파묻었다. 그때, 나허약이 해체해 버린 메인 골렘의 부서진 가슴 코어에서 푸른빛 홀로그램이 허공에 투사되었다. 그것은 수천 년 전 고대 아카샤 문명이 남긴 시스템의 절대 기밀 기록이었다. [기록 열람: 프로젝트 아카샤 로그 #001] [인류에게 부여된 레벨 999는 통제와 사육을 위한 거짓된 천장이다.] [오직 레벨 1의 순수한 백지(Blank) 상태를 유지한 자만이, 세계 시스템의 초기 관리자(Admin) 권한을 온전히 계승할 수 있다.] 나허약의 등 뒤에서 그 글귀를 목격한 강태산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거세게 흔들렸다. 1레벨. 그것은 낙오자의 증표가 아니라, 신의 권한을 쥐기 위한 유일한 자격이었던 것이다.

이번 화에 엮인 상상 조각

위버 마왕성탈출기님의 조각action

"심연의 고대 골렘들은 오직 마나 파장을 추적해 공격한다. 마나가 넘치는 강태산에게 골렘들이 일제히 달려들자, 나허약이 던전 청소 도구함에서 꺼낸 마법 녹물 제거용 멍키스패너로 골렘들의 무릎 관절 동력 나사를 빛의 속도로 풀어 해체해 버린다."

위버 망나니황태자님의 조각dialogue

"마나 역류로 기절 직전인 999레벨 강태산을 1레벨 나허약이 등에 업고 끙끙대며 달린다. "선배님... 진짜 무겁네... 이번 업어주기 비용은 1보당 100골드씩 추가입니다!" 강태산은 피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위버 심야독서단님의 조각setting

"쓰러진 메인 골렘의 심장 코어에서 고대 아카샤 문자의 홀로그램 로그가 투사된다. [기록: 레벨 999는 통제용 한계치에 불과함. 레벨 1의 백지 상태만이 관리자(Admin) 권한을 온전히 계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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